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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콩끼리 2015. 5. 17. 20:21
국제시장

출연 배우도 모르고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일단 재밌다는 말에 보기 시작한 영화

처음 시작부터 황정민의 할아버지 연기를 보며 쾌재를 불렀다. 재미는 확실히 있겠구나.

역시나, 지루할 틈 따윈 없었다.
앞선 세대의 어르신들이 겪었던 고초들을 여실히 보여줌에, 조금은 불편한 (?)부분이 있었지만..그게 그 당시 현실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으니.

중간에 젊은 시대의 황정민이 탄광에 갇혀있을 때, 아버지를 생각하며 세상 살기가 힘들다고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너무 와닿았다.

물론 그 당시에 비해선 너무나도 편한 생활이겠지만 나도 분명, 비슷한 일을 겪고 있고 그 고달픔에 힘들어하고 있으니까.

서독 광산 파견, 월남전 참전.
그와중에 겪는 어려움, 가족들의 눈물.
그래도 꿋꿋히 이겨내는 모습이 참 안쓰럽기도 하고, 내가 부끄럽기도 하고..

마지막,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자신의 가족들을 꿋꿋히 지켜냈다며, 말씀하신대로 충실히 잘 했다고 무릎꿇고 울던 그 장면.
카메라가 줌 아웃되면서 그 반대편 벽 너머에는 황정민이 온 몸을 바쳐 훌륭히 지켜낸 가족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이 그려지는 장면,
내 어린날의 웃음, 즐거움의 이면에는, 아버지 어머니의 인생을 바친 고생이 있었음에 저절로 숙연해지며 눈가가 촉촉.
 

문득 떠올랐다. 아버지의 절믄 날의 사우디에서 찍은 사진을 보며 아버지께 물어봤던 그 순간이.

사우디는 왜 가셨냐며. 왜인지 모르게 아버지는 대답을 회피사셨다. 말을 돌리시며.

자신이 없어보이는 그런 아버지 답지 않은 모습에 의아했던 적이 있다.

결코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닌데, 딱히 자랑스레 이야기 할 일도 아니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