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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ibble

발자국

어렸을 땐, 일기를 도대체 왜 쓰는지 몰랐었다.

놀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고 하루하루가 너무 순식간인데,

그 시간의 10분, 20분을 내가 오늘 뭘 했는지를 적는 데에 할애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무의마하고 쓸데없다는 생각 뿐이었다.

방학숙제 중 하나가 "매일매일 일기쓰기" 였던 적도 있었는데,

하루도 안쓰다가 개학이 다가올 무렵 몰아 쓰느라 짜증나서 울뻔한 적이 있던것 같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면,

꾸준히 쓰는 습관을 들였어야 했다.


단순히, "아 오늘은 누구때문에 짜증났다"라는 한 문장만이라도 날자와 함께 적어뒀더라면.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 하면,

이전에 적었던 글들,

내가 이런 글솜씨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잘 끄적여논 것들을 보고 과거를 회상하면,

"그땐 그랬었지"라는 본능적 중얼거림과 과거의 실수를 되짚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이것 뿐인가?" 라는 아쉬움이 함께 하게 되기 때문이다.


좀 더 적어뒀더라면. 30년 인생의 이모저모를 보며 반나절이라도 회상에 젖어있을 수 있었을텐데.


지금은 일에 찌들어, 사는데에 지쳐 문장력도 한없이 퇴보했다.

발자국이란 제목의 글에

이상한 이야기를 써지르고 있지 않은가.


얼마만에 또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쓰는 이 글도

"이땐 이랬었지" 라는 생각과 함께 훗날의 나에게 읽혀지겠지.


잠들기 아쉬운 하루다. (일요일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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